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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맥을 짚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 과학적 근거와 맥의 종류

by Hey Nary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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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힐팁 ' 한의학 궁금증 풀이 ⑪ ‘맥진’으로 알 수 있는 건강 상태 '

 

“맥을 짚어볼게요.”
한의원에 가면 자주 듣는 이 말. 그런데 손목에 손을 얹고 한참 동안 조용히 있더니, 몸 상태를 척척 말해주는 한의사를 보면 신기하지 않으셨나요?

저는 한의원에 갔더니 손가락 세 개만 손목에 얹고 저의 평소 습관까지 전부 줄줄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쯤이면 한의사가 아니라 무당이 아니라 싶었답니다.

 

오늘은 한의학에서 ‘맥을 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실제로 한의사가 어떤 맥을 느끼고, 어떤 진단을 내리는지 알아보려고 해요.

 

맥진(脈診)이란?

맥진은 한의학의 4진법(望·聞·問·切) 중 하나인 **‘절진(切診)’**의 핵심입니다.
한의사는 **환자의 손목 위쪽에 세 손가락(검지·중지·약지)**을 얹고, 맥박의 강도·속도·깊이·리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요.

손가락이 닿는 위치는
‣ 촌(寸) – 손목 가까이
‣ 관(關) – 중간
‣ 척(尺) – 팔꿈치 쪽
이 세 구역은 각기 다른 장기와 연결되어 있어요.

 


대표적인 맥의 종류 10가지

한의학에는 수십 가지의 맥상이 있지만, 오늘은 대표적인 10가지를 소개할게요.

맥 이름 설명 건강 상태 예시
부맥(浮脈) 손을 살짝 대기만 해도 뛰는 맥 감기 초기에 많이 나타남 (외감 표증)
침맥(沈脈) 깊이 눌러야만 느껴지는 맥 몸속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냉한 상태 (내증, 한증)
삭맥(數脈) 빠르게 뛰는 맥 (1분에 90회 이상) 열이 많은 상태 (열증, 염증)
지맥(遲脈) 느리고 천천히 뛰는 맥 몸이 차거나 기운이 약한 상태 (한증)
현맥(弦脈) 팽팽한 줄처럼 탄력 있고 긴장된 맥 스트레스, 간 기능 이상, 통증
활맥(滑脈) 구슬이 굴러가듯 매끄러운 맥 건강한 맥이기도 하나, 습담이 많거나 임신 중에도 나타남
삽맥(澁脈) 끊어질 듯 불규칙하고 거친 맥 혈허, 어혈, 기체 등으로 혈류 장애
허맥(虛脈) 맥이 약하고 느슨한 느낌 기력 부족, 만성 피로, 빈혈 증상
실맥(實脈) 맥이 단단하고 강한 느낌 체내에 병리적인 실사(實邪)가 있는 경우 (염증, 통증 등)
결맥(結脈) 불규칙하게 멈추는 맥 심장 기능 약화, 정신적 긴장 등
 

어떻게 하냐면?

  • **한의사는 손목 안쪽, 손끝에서 약간 위쪽(요골동맥)**에 세 손가락(검지, 중지, 약지)을 얹습니다.
  • 각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각각 **촌(寸), 관(關), 척(尺)**이라 부르며, 장기와 연관되어 해석합니다.
  • 오른쪽 손목의 촌‧관‧척에서는 각각 폐‧비위‧심장의 상태를, 왼쪽 손목의 촌‧관‧척에서는 심장‧간‧신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왜 중요할까?

맥진은 몸 안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장기의 상태, 기혈의 흐름, 음양의 불균형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서양의학의 맥박 측정과는 달리, 훨씬 섬세하고 복합적인 신체 상태를 진단하려는 전통적인 접근이에요.

뭘 느끼는 걸까?

한의사는 단순히 맥박 수만 보는 게 아니라, 맥의 강약, 빠르기, 깊이, 리듬, 탄력, 긴장감 등을 종합적으로 느끼고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 부맥(浮脈): 표면에서 뛰는 맥 — 외부 감기나 열을 시사
  • 침맥(沈脈): 깊이 눌러야 느껴지는 맥 — 속이 냉하거나 기운이 부족할 때
  • 삭맥(數脈): 빠른 맥 — 열증
  • 지맥(遲脈): 느린 맥 — 한증이나 기허 등

예시: 이런 맥이 나오면 어떻게 진단할까?

예시 1.

맥상: 부맥 + 삭맥
진단: 열감이 있고, 외부 감염(감기 등) 상태일 수 있음
처방 방향: 열을 내려주는 한약, 해열 침 치료

예시 2.

맥상: 침맥 + 지맥 + 허맥
진단: 몸이 차고 기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
처방 방향: 보약 위주의 치료, 기력 회복 중심

예시 3.

맥상: 현맥 + 활맥
진단: 스트레스가 많고 간 기능이 예민할 가능성
처방 방향: 간기순환 개선, 긴장 완화 중심의 처방


이 맥진, '진짜'일까?

'한의사 진맥으로 병세 판단' 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요?

찾아보니, 놀랍게도 2019년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그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참고로 Scientific Reports 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논문 저널인 Nature 의 한 종류이니, 믿고 봐도 되는 연구입니다.

 

환자군과 대조군 간 맥파 지표 분포 비교 그래프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 미래의학부 전영주 박사 연구팀은 경희대 한방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맥진(진맥)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논문에서 설명하는 맥진은 손목 부분에서 요골(아래팔에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긴 뼈)과 피부 사이를 지나는 동맥 맥파를 통해 인체 건강 상태를 살피는 진단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통증 환자가 긴장된 맥의 특성을 보인다'는 전통 의서(빈호맥학)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했고요,
한의학연에서 개발한 맥진 기기를 이용해 맥파 신호를 측정하는 한편 한의사 3명의 변증(한의학에서 환자 병 위치와 원인을 살피는 전반적인 과정)을 병행했다고 하네요.

그 결과, 임상시험 참여 환자(24명) 96%는 '기체어혈'(氣滯瘀血)로, 기체어혈은 기가 오랫동안 한 곳에 몰려 살 속에 피가 맺힌 것을 뜻하는 한의학 용어인데요.

이들을 대상으로 맥파를 분석했더니 월경주기 중 월경기에서 환자 맥이 건강한 사람의 맥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깊이는 얕고 최적 가압(최대 압맥 파가 나타날 때 압력 크기) 수치가 더 작았다고 하네요.

 

한국한의학연구원 개발 맥진기로 확인한 맥파 지표

 

이런 내용을 정량화 한 게 위의 그래프이네요!

결국, "맥이 뛰는 형상을 지수로 구현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임상 유효성까지 검증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 이 연구는 한의학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논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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