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가상화폐가 처음인데요 (김태형 저)> 를 참고해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최초의 화폐, 물물교환
고기가 있는데 쌀이 필요한 사람과, 쌀이 있는데 고기가 있는 사람.
서로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물물교환이 최초의 화폐입니다.
이러한 화폐 방식은 자급자족에서 잉여생산의 가능성으로 인류를 발전시켰습니다.
내가 잘 하는 것을 잉여생산(필요량보다 추가 생산)하고,
다른 사람과의 교환(거래)로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죠.
즉, 노동분업과 전문화로 발전하는 토대가 됩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첫 번째는 불편함입니다.
직접 물건을 가져가서 거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얼마만큼 교환해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즉 다른 두 물건에 대한 '가치의 산정'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상품 화폐
비교적 많이 통용되어 가치판단이 쉽고, 이동이 쉽고,
쉽게 가치를 쪼갤 수 있는 중간 매개체가 등장합니다.
곡물/가축/소금/금속 등이 그것이죠.
부자들의 사치품으로 귀금속이 생겨나게 됩니다.
적은 무게에 큰 가치를 지닐수록 편의성이 상승하므로
자연스럽게 고부가가치의 물건으로 여겨졌습니다.
거래량이 증폭하고, 인류 경제발전의 역사가 새로 시작됩니다.
금속 화폐
금/은/철/구리 등 다양한 재질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희소성이 높은 금, 은이 주요 화폐로 자리잡게 됩니다.
금화의 기원은 기원전 5세기 경으로,
리디아(현재 터키 이즈미르 근처)에서 금화와 은화가 최초 탄생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수많은 역사 속에 금화가 유럽 전역에 퍼지고,
로마 비잔틴제국의 금화(솔리두스. 4.5g, 순도 98%)가 가장 대표성을 띠게 됩니다.
동일한 중량과 순도를 철저하게 유지하며 무려 1000년 간이나 유지되었으며,
유럽 전역의 경제가 번성하던 시기가 '황금의 시기'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점점 제국의 상태가 나빠지며 솔리두스의 상태가 빈약해지면서 평가절하됩니다.
최초의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현재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통화가치의 하락은, 로마제국의 금화에서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금화를 가지고 싶어하지만, 금화의 희소성이 너무도 치명적이었습니다.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제국 건설 비용 충당을 위해 은화 생산량을 늘렸으며
은화가 주류 화폐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때,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화폐 생산량이 늘면 물가가 오르고,
결과적으로 제국의 부가 떨어진다는 "최초의 인플레이션" 을 경험합니다.
로마제국이 쇠락하며, 폭군 네로 황제는 급기야 가짜 은화(금과 은의 함량이 매우 떨어지는)를 만듭니다.
이에, 옛 금화나 은화(구화폐)를 고이 간직하고 신화폐를 거래시장에만 내놓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며
급기야 신화폐만이 시장유통이 됩니다.
16세기 영국의 재정가 토머스 그레셤이 엘리자베스 1세에게 올린 편지에서,
"Bad money drive out money" , 즉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현상을 일컫는 법칙입니다.
제국은 무분별한 화폐 발행으로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멸망합니다.
공교롭게도 위와 같은 현상은
오늘날 정부의 전략적인 방법으로 이용되곤 합니다.
종이화폐의 시작 : 금 보관증
금속화폐는 여러 국가에서 17세기까지 이용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을 중심으로 금보관소가 등장했습니다.
금을 보관소에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의 금화만 찾아 사용하면 되므로,
금보관업자 (골드스미스, GoldSmith) 들에게서부터 보관증서를 받았는데, 이를
GoldSmiths' note, 골드스미스 노트 라고 불렀습니다.
상인들은 더 이상 무거운 금화가 아니라 보관증으로 간편하게 물건을 사고 팔았으며,
현대의 종이화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금보관증은 일종의 태환화폐 (Convertible paper money) 로 물건을 사고팔 때 쓸 수 있는 지폐였는데,
문제는 '반드시 금/은으로 바꿔준다'는 약속이 깔려 있기 때무에
정부는 각자 갖고 있는 금/은만큼의 양만큼만 지폐를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제규모가 커지고 지폐가 많이 필요하므로, 정부는 갖고 있는 양보다 더 발행할 수 밖에 없었고,
만일 한번에 금을 찾고자 한다면 파산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929년 미국 대공황으로 인해,
뱅크런(Bank Run: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조성되며 은행의 예금지급불능을 우려한 고객이 대규모로 예금 인출)이 발생,
1933년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더 이상 은행에 달러를 가져와도 금을 줄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달러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1944년 브레튼우즈체제에 가입하며, 금 1온스 당 35달러의 금 태환을 보장하고,
각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킵니다.
즉 최초의 환율, 달러가치의 정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다가, 달러가치가 폭락한 베트남전 이후,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외국의 국가가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태환하는 것조차 영원히 중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진정한 명목화폐 (Nominal Money)가 출현한 것입니다.
- 태환화폐 : 물건을 사고 팔 때 사용하는 지폐로, 이후 금과 교환을 할 수 있다.
- 명목화폐 : 실질적 가치와 관계없이 표시된 가격으로 통용되는 화폐. 현대의 지폐, 은행권.
가상화폐 (암호화폐)
그렇다면 최근 등장한 가상화폐, 암호화폐는 도대체 어떤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요?
화폐의 가장 중요한 원리가 무엇일까요?
믿음 (Trust) = 신용 (Credit)
중요한 근본적인 원천은, 거래 당사자 간 신용입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는 어떻게 거래 당사자에게 믿음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암호화폐 (CryptoCurrency) 가 원문 표현으로, 풀자면 말 그대로 암호화된 화폐입니다.
가상화폐 (VirtualCurrency) 라고도 쓰이는데, 둘 다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으나,
여러 주요 개념서에서는 두 개념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실존하지 않는' 화폐는 우리 주변에 빈번합니다.
월급이 통장의 숫자로만 존재하지, 실제로 돈 뭉텅이를 받아 실물을 확인하지는 않고,
간편결제 수단까지 등장해서 현금을 들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실존하는 화폐' 인지 되물었을 때, 현재 우리에게 이미 가까이 와 있던 개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게임 속 사이버머니, 싸이월드 도토리, 항공사 마일리지 모두 전부 마찬가지이며,
'가상화폐' 의 일종입니다.
암호화폐는 거래소라 불리는 환전소를 통해 세계 어디서든 현금 교환이 가능하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프로토콜을 이용하므로 근본적인 해킹이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가상화폐와 암호화폐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등장한 글로벌 암호화폐 시스템이며
기존과 다르게 개인 간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행량도 제한적이라 희소성이 있으며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고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2140년이면 더 이상 신규코인이 발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8년 4월 기준 1700만개가 채굴(Mining)이라는 방법을 통해 세상에 나와 있습니다.
달러로 환산한 전체 통화 가치는 2018년 1600억 달러로
하루 거래량도 100억 달러 (12조 원) 이며,
전 세계 10위권인 한국 외환시장 하루 거래량이 400억 달러 (44조 원)임을 고려하면
이미 단일통화로 엄청난 수준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서브프라임 사태로 일컬어지는 미국 발 금융위기,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이 첫 발을 내딛은 날입니다.
그 때만 해도 '블록체인' 개념이 대두되던 때라,
지금과 같은 코인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는 예상을 못 했었죠.
가상의 존재로만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처음 시중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5년 넷플릭스에 공개된 <<도프>> 영화입니다.
스트리밍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 홍보성의 역할이 강했지만, 결제 수단으로 등장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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